1) 노인요양사업,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2008년 7월부터 시작된 노인요양사업은 당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고 할 만큼 큰 수익을 가져다주었다. 겨우 5평짜리 볼품없는 사무실 하나만 갖추고 있어도 웬 만한 대기업 임원 월급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가 있었다. 초창기에 사업을 시작했다 고 해서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정착기에 들어선 지금에 비하면 여러모로 유리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재가기관은 지금의 2분의 1 수준이었고, 시설은 3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유리했던 것이다. 당시에도 경쟁은 치열했으나 끝까지 살아남은 곳은 현재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된 지 3~4년이 지난 다음에 사업을 시작한 곳 중에서도 크게 성공한 사례도 많다. 2010년 이후에는 수요 대비 공급기관이 충분했기 때문에 신생기관이 버텨내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적응에 실패한 기관이 더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살아남아 사업을 키운 곳이 적지 않다. 이와는 반대로 초창기 기관이지만 사업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곳도 있고, 5~6년 유지하다가 폐업한 곳도 많다. 변화와 경쟁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다시 말해서 초기에 사업을 선점했다는 것이 절대적인 성공 요소가 될 수는 없다. 초기에 설립된 기관은 홍보가 거의 필요 없었으므로 수년 동안 마케팅 능력을 키우지 못하여 오히려 불리한 입장이 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선점과 인지도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마케팅, 인력관리, 참신한 아이디어 등 다양한 경영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장기요양기관은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노인요양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업 의향을 밝히면 70~80% 이상은 말리는 추세이다. 요즘은 노인요양사업을 운영하기에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지역에 시설 및 기관이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너무 치열하며, 정부의 규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장기요양기관은 25,003개이고, 이 중 재가기관은 19,265개소(77.1%), 시설은 5,628개소(22.9%)나 된다. 2008년부터 꾸준히 늘어나 그 야말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경쟁도 치열하여 살아남기 위해 불법 • 부당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초 자유시장경쟁을 유도한다는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3) 폐업률이 50% 또는 70%
재가 또는 시설 모두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은 폐업한 곳이 적기 때문일까? 데이터에 따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회예산정책처(2015)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2월까지 신설 및 폐업 현황에서 재가는 총 7.643개가 신설되고 5,495개가 폐업했다. 이에 따르면 한 해 평균 1,911개가 신설되고 1,374개가 폐업한 것이다. 시설은 총 3,138개가 신설되고 2,147개가 폐업하여, 한 해 평균 785개가 신설되고 537개가 폐업했다. 재가기관의 신설 대비 폐업률은 약 72% 수준이고, 시설은 약 68% 수준이다. 한마디로 신설된 기관이 3개라면 그중 2개는 폐업하고 1개만 살 아남은 것처럼 해석할 수 있다. 폐업한 이유 중에는 사업에 실패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부당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았을 수도 있고, 시설을 재가로 또는 그 반대로 사업 종류를 변경했을 수도 있으며, 사업은 잘되었으나 다른 개인적 사정 때문에 폐업했을 수도 있다. 폐업 사유가 경영상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런 데이터에 따르면 노인요양사업 시작 후 성공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한 자료가 2018년 10월 19일 바른 미래당 최도자 의원을 통해서 공개되었다. 2008년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10년 동안 신설된 장기요양기 관시설이 총 44.238개소인데 그중 절반 이상인 22,760개소(51.4%)가 폐업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폐업한 22,760개소 중 행정처분으로 인한 폐쇄는 110개소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경영난 등의 이유로 자진 폐업했다고 밝히고 있다. 2008년부터 10년 동안 22,760개소가 폐업한 경향은 최근에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최근 장기요양기관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5년 동안 폐업한 기관은 총 11,202개소로 확인되었다. 즉, 제도 초기에 폐업한 패턴이나 최근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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