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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노인요양사업의 급여 비용

by 하우인포스 2024. 6. 9.

1) 월 한도액과 1일당 급여비용

매출구조를 이해하자면 가장 먼저 월 한도액(또는 1일당 급여비용)부터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비용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에 따라 값이 정해진다. 판매자와 소비자는 흥정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적정 가격이 형성되는데 이른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결정인 것이다. 이에 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과 달리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한다. 가격만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횟수나 방법까지 통제한다. 이런 점에서 노인요양사업은 진정한 의미의 시장화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에서 이렇게 가격 및 이용방법을 통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요양서비스가 사회보험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즉, 전 국민으로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료를 납부받고 이것으로도 모자라면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국가적 사업인 것이다. 또한 처음부터 모든 노인에게 혜택을 주기에는 국가 재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긴급한 대상부터 점차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월 한도액이라는 통제 장치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월 한도액도 시설과 재가는 다른 구조를 띠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365일 24시간 생활하는 시설과 낮에만 서비스를 받는 재가서비스 비용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24시간 돌봐주려면 누군가 일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줘야 하니 월 한도액도 이에 따라 책정되어 있다. 그런데 재가는 월 한도액이라고 하지만 요양시설과 요양공동생활가정은 1일당 급여비용이라고 표현한다. 월 한도액을 정해주는 것보다는 1일당 금액을 책정해 주는 것이 시설 운영상 편리하기 때문이다. 1일당 급여비용은 노인요양시설인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인지에 따라 단가가 또 달라진다. 2020년을 기준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 1등급 대상자의 1일 비용은 71,900원이지만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그보다 낮은 63,050원이다. 이것을 30일로 환산하면 노인요양시설은 월 2,157,000원이 되고,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1,891,500원이 된다.

여기서 또 한 차례 세분화가 이루어진다. 3등급부터 5등급까지 단가는 모두 동일할 뿐 아니라 1등급, 2등급에 비해 낮다. 제도 초기에는 원래 1등급, 2 등급자들만 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개인별 사정에 따라 3등급에서 5 등급자들도 부득이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3등급에서 5 등급자들도 시 설을 이용하되 1일 단가는 낮추게 되었다. 시설 입장에서는 1, 2 등급자들이 많을수록 이득이지만 주변에 경쟁 시설이 많을 경우 1, 2 등급자들만 고집할 수 없다. 부득이 입소를 희망하는 3~5 등급자들도 입소시킴으로써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데, 이것이 반드시 불이익은 아니다. 시설 중에서는 재가기관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방문요양이나 주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4등급 대상자가 컨디션이 나빠져서 3등급이 되는 바람에 요양시설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치자. 여지없이 인근 요양시설로 대상자를 빼앗기는 꼴 이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남아 있는 대상자가 별로 없게 될 것이다. 현재는 3등급이지만 언젠가 2등급 또는 1등급으로 상향되면 어차피 요양시설에서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여기에서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1일당 급여비용에는 건강보험공단 부담금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수급자 본인부담금이 합쳐진 것이라는 점이다. 즉, 이 금액 이 사실상 노인요양사업의 매출인 것이다. 1개월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서 청구를 하게 되는데, 건강보험공단에는 80%만 청구하고 나머지 20%는 수급자에게서 비용을 수납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등급 대상자가 요양시설에서 30일 동안 생활했다면 총 2,157,000원 중 1,725,600원은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면 지급일에 입금되지만 나머지 431,400원은 수급자에게 비용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부담금을 제때 수납하지 못하면 시설의 수입은 줄어들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설에서는 1일당 급여비용이 정해지는 반면, 재가는 월 한도액이 명시된다. 최고 한도인 1등급의 경우 1,520,700원에 머물기 때문에 시설급여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시설과 달리 정해진 시간 또는 낮 동안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 재가급여 월 한도액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초 제도 실시 때와 비교할 때 한도액이 많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뭔가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