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간 수면시간은 휴게시간인가, 근로시간인가?
보통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9시간인데 일 근로시간을 8시간이라고 한다. 이것은 중간에 1시간의 점심시간을 휴게시간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4시간당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 제공해야 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사용자의 지휘 • 감독으로부터 벗어나 근로의무에서 이탈하여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일반 직장에서는 보통 점심시간이 휴게시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요양시설이나 주야간보호기관 등에서는 이 시간이 수급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수발을 들어줘야 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휴게시간을 약간 늦출 수는 있지만 휴게시간을 무 시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예컨대, 자녀를 두고 있는 간호조무사가 휴게시간 동안 집에 가서 아이의 점심을 챙겨주러 나갔다 왔는데, 이것을 두고 근무지 이탈이라며 호되게 야단치는 시설장이 있었다. 이것은 휴게시간을 이해하지 못하여 저질러진 실수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아무런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는 아무리 휴게시간이라 할지라도 근로자의 소재파악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다녀오는 것이 예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요양시설의 경우 간호조무사가 부재중일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 점심을 챙겨주려고 휴게시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야단치고 혼낼 일은 아니다. 이는 오히려 휴게시간 준수의무를 위반하여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양시설에서 휴게시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야간 취침시간이 아닐까 싶다. 22시 이후에는 야간근로가 되기 때문에 요양시설에서는 23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휴게 시간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간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입소자들의 잠자리를 봐주고 체위변경 및 배변처리(기저귀 교환 등) 업무를 보지만 틈틈이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런데 휴게시간이라고 해놓고 일을 하는 격이어서 요양보호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만 요소가 될 수밖에 없고, 이 시간에 역할을 다하지 못한 요양보호사에게 책망을 해도 되는지 헷갈리게 된다. 야간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게 되면 이 시간만큼 임금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임금으로 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요양시설 입장에서는 임금문제도 있지만 요양보호사의 근로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기 때문에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시설에서 관행처럼 야간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고 이 시간에 해단되는 근로를 임금에서 공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기도 힘들 것 같다. 2018년 7월에 고양지원에서 이와 관련된 재판이 있었고, 판결 결과는 휴게시간으로 정한 야간에 이루어진 간호행위는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휴식 • 수면시간이라고 해도 잠재적 업무 수행의 가능성이 있으면 근로시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간대별 교대 형태로 야간 근무조를 편성하긴 했으나, 실제로는 입소자 방 앞에 모여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구역을 나눠 야간 업무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미 2018년 2월에 충남 아산에서 있었고 고용노동부는 요양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야간수면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주었다. 서류상으로만 휴게시간을 늘려서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요양시설의 '휴게시간 임금공제' 관행에 정부가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요양시설 입장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야간에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잠도 자고, TV도 보면서 쉬는 시간이 더 많은데 이를 근로로 인정해 주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야간근로는 주간근로에 비해 1.5배 수당이 붙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요양보호사들은 시설이 법을 어기고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착복한다고 매도하고, 시설에서는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니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법이 있고 이를 어길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운영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보완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2) 주휴일 및 주휴수당
월간 소정근로시간을 계산하려면 '주휴일' 개념을 알아야 한다. 주휴일은 15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근로자가 1주일 만근 했을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야 하는 1일간의 유급휴일을 말한다. 이에 따라 주휴수당이라는 것도 있는데, 주중 근로계약 시 일하기로 한 날 모두 출근했을 때, 1주일에 한 번 있는 주휴일(보통 일요일)에 쉬더라도 그날 급여가 나오는 것이 주휴수당이다. 통상적으로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데, 근로계약서상에 주휴수당이 임금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주휴수당에 대한 문구가 없다면 기관에서 별도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급 9.500원을 받고 하루 4시간씩 방문요양을 하는 요양보호사는 9,500원 ×4시간 ×5일=실제 주급이 190,000원이 된다. 그런데 2021년 기준 최저임금법에 따 른 주휴수당을 포함한 주급은 (9.500원 x 4시간 x 5일)+(9,500원 x4시간)=228,000원이다. 따라서 차액 주급인 38,000원을 추가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소정근로시간으로 돌아와서, 1일 근로시간이 8시간이며 주 5일 근무한다면 소정 근로시간은 (주간소정근로시간 40시간 + 주휴시간 8시간) X 4.3452 =209시간이 된다. 주휴일시간이 8시간이 되는 것은, 주휴일도 소정근로시간으로 계산되기 때문이고, 4.3452를 곱하는 것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월간으로 환산하기 위한 1개월 이내에 있는 1주간의 평균수이기 때문이다. 1년 365일을 12개월로 나누고, 7일로 나누면 한 달 평균 주수가 나오는데 계산해 보면 4.3452가 나온다. 따라서 계산을 할 때 4.3452를 한 달 평균 주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 8시간씩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 동안 근무를 했다면 토요일이 무급휴일인지 유급휴일인지에 따라 계산법이 달라진다. 따라서 월급이 200만 원이라면 토요일이 무급일 때 209로 나누면 시급(9,569원)이 되고, 토요일이 유급일 때는 243을 나누면 시급(8,230원)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토요일은 당사자 간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은 이상 무급휴일로 간주되므로 월 209시간이 소정근로시간으로 통용되고 있다.
3) 공식적 휴일
일반적으로 달력에 빨간색 표시가 된 날을 공식적인 법정휴일로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공기관이든 사기업이든 빨간색 표시 날은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정휴일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의해 평균 1주 1회 이상 근로자에게 주는 유급휴일인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딱 한 줄 나와 있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뿐이다. 그렇다면 설날이나 추석도 법정휴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렇다. 용어가 비슷하긴 하지만 법정공휴일과 혼동된 탓이다. 법정공휴일은 관공서의 공휴 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해 공휴일이 된 날을 말한다. 법령에 따르면 법정공휴 일은 일요일, 국경일, 1월 1일, 음력 1월 1일(설날)과 전후 이틀,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과 전후 이틀, 성탄절, 임기 만료에 의한 선거일 등 정부에서 수시로 지정하는 날 등이다. 국경일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한 3 • 1절, 제헌절, 광 복절, 개천절, 한글날을 말한다. 법정공휴일은 기관에서 따로 유급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한 근로자에게는 평일과 마찬가지이다. 장기요양기관 사업주 입장에서는 다소 유리하지만 직원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규모가 조금 큰 요양시설은 법정공휴일 중 일부를 쉬는 경우가 있어서 더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 공식적으로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일을 시켜도 주휴일과 겹치지 않는 한 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이런 규정은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라서 힘든 요양시설 입장에서는 장기요양기관을 위해 만들어진 법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이 직원들 입장도 고려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직원 사기의 문제이지 규정에 관한 것은 아니다. 설날에 모처럼 아들, 딸이 내려왔는데 엄마는 요양원에 일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법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겠지만 사기는 많이 떨어질 것이고 다른 기관에서는 어떻게 하나 알아볼지도 모를 일이다. 요양시설 입장에서는 수급자들이 외박하지 않고 시설에 남아 있는데 직원들을 모두 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입사 전에 충분한 설명을 해주거나 상황에 따른 절충 노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체 직원들을 쉬게 할 수는 없어도 비상 근무조를 편성해서 최대한 명절을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요양시설 근무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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