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직금제도는 사라졌나?
퇴직금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퇴직금이란 계속 근로한 기간이 1년 을 넘겼을 때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퇴직금제도는 근로자들이 저축이나 별도의 재테크 없이 퇴직을 했을 때 예상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2010년 12월 이전까지는 직원이 5명 이상이어야 퇴직금을 지급했지만 법이 바뀌면서 1명 이상 근로자가 있으면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그런데 2005년부터 퇴직연금제도가 생기면서 퇴직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다. 퇴직금은 회사가 알아서 퇴직급여를 적립했다가 퇴직자에게 주는 단순한 형태에 해당한다. 문제는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부도가 났을 때 퇴직자들이 정당한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 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퇴직연금제도라 할 수 있다.
보완방법은 퇴직급여를 회사가 보관(또는 계좌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증권사, 보험회사 등에서 안전하게 보관했다가 퇴직자 발생 시 지급하는 것이다. 엄밀하게는 근로자가 선정한 금융기관의 계좌에 넣어두었다가 사안 발생 시 지급하는 것이 므로 회사에서는 이 돈을 건드릴 수 없다. 그렇다면 퇴직금제도는 사라지고 퇴직연금제도로 모두 바뀐 것인가? 정답은 바뀌고 있다가 될 것이다. 정부는 2014년 8월 27일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시킨다는 로드맵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안은 국회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했고, 이후에도 퇴직연금 의무화 논의는 계속 있었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고 퇴직금제도를 고수하는 기업에는 과태료까지 물릴 방침이라고 한다.
2) 퇴직금 계산(계속근로 및 휴직기간)
장기요양기관에서 퇴직금을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이 계속근로 여부 및 휴직기간이다. 계속근로란 근로자가 입사한 날부터 퇴직일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자가 그 적을 보유하고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휴직기간도 휴직사유(징계 포함)에 관계없이 근속연수에 포함된다. 방문요양보호사와 같은 단시간 근로자도 근로하지 않은 날이 상당 기간 계속되지 않는 한 사실상 계속하여 근로한 경우에는 계속근로가 인정된다. 수급자가 없어서 몇 개월 방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더라도 이 기간도 근속연수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간혹 기관에서 수급자를 연결해주려고 했으나 이동거리나 수급자의 성별, 질환, 거주 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여 휴직기간이 1년을 넘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기간도 근속연수에 포함시켜야 할까? 일반적인 회사라면 퇴직 처리 가 되었겠지만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힘든 방문요양기관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계속근로기 간으로 계산된다는 점(고용노동부 주요 정책)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방문서비스를 기피하는 이유가 개인적 사유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휴직이면 취업규칙 등의 규정으로 근속기간에 합산치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취업규칙에 이런 문구를 기재하지 않으면 개인적 사유도 근속연수에 포함시켜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휴직기간도 근속연수에 포함된다면 직원에게는 반가운 일이나 기관은 손해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꼭 손해일 것도 없다. 퇴직금 청구권이 생기려면 주 15시간 이상 근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 15시간 이상과 미만을 반복하는 방문요양보호사가 있다고 하자. 지난달은 매일 2시간씩 주 5일간 방문하는 수급자가 2명이라서 주 15시간을 초과했으나 이번 달은 1명으로 줄어 주 15시간 미만 일 을 했다. 그럼 이번 달만 퇴직금 적립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가? 단순하게 생각하 면 그렇게 해도 될 것 같지만 계산법이 조금 틀리다.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과 미만을 반복하는 단시간 근로자들은 근속일 수나 출근일수가 중요치 않다. 1주간의 근로시간, 그것도 4주를 평균한 1주간의 근 로시간이 중요하다. 1년은 52.1주이며, 4주를 평균한 1주간의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주가 52개 이하인 경우에는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고, 53개 이상이어야 퇴 직금 지급의무가 생긴다. 직원이 1년 이내에 그만둘 경우 그동안 적립했던 퇴직금은 어떻게 될까? 이 퇴직 적립금은 시설(기관)에게 귀속된다. 마찬가지로 1주 동안 근로시간이 15시간에 미달하는 기간에 적립금을 불입했다면 해당 적립금은 시설(기관)의 몫으로 볼 수 있다. 쉽게 말해서 1년 미만 근무자 명의로 적립했던 적립금은 시설(기관)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3) 퇴직금 중간정산
어떤 직장에서나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방문요양 또는 목욕을 담당하는 요양보호사 중에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급자가 없으면 퇴직한 것으로 생각하여 퇴직금 정산을 요구하곤 한다. 이 경우 수급자가 생기면 다시 방문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므로 퇴직상태가 아니라서 퇴직금 정산은 불가능하다. 부득이 중간정산이라도 해주려고 하면 규정이 매우 까다로워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퇴직금 중간정산 가능 사유를 제시해주고 있다.
1.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3.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요양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근로자 본인, 근로자의 배우자, 근로자 또는 그 배우자의 부양가족)
4.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역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개인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5.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 정 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임금피크제)
6.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변경하여 그 변경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자가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고 천재지변 등으로 피해를 입는 등(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조수, 대설, 낙뢰, 가뭄, 지진)의 사유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2020년 10월 27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 의결했다. 그간 자연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만 중도인출이 허용되었으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등 사회재난으로 피해를 입 은 경우도 중도인출(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순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과거와 개정내용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 (과거)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피해(감염병 등 사회재난 제외), 무주택자 주택구입, 임대 차 보증금, 장기요양, 파산. 임금피크제 도입, 소정근로시간 변경 등
• (개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사회재난 포함)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추가(구체적 요건은 고시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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